관계에 느긋해지기
노년에는 인간관계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절친했던 사람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는다,
자식들은 기대했던 만큼 돌봐주지 않는다,
늙으면 배우자가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까 봐 불안하다,
그러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고 더는 살
가치가 없을 것 같다,
오랜 세월을 같이 살며 사랑하던 사람을 잃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다,
노년에는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로 자신을
규정하는 대신 나 자신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혼자서 잘 사는 사람이 배우자를 선물로 여기고
아낄 수 있다, 배우자가 나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숙고하다 보면, 나는 누구이고
내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면 내가 한 번도 스스로 산 것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집착하며 내 존재를
배우자를 통해 규정하고
살았음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프리츠 라만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이해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유아기에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그런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와 타인의 반응에
따라서만 살 뿐, 자신의 삶은 없다,
타인이나 배우자가 사라지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하고, 의존하고 따를
사람이 없어진다,
배우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일이
삶의 유일한 목표였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니다,
만고장춘 /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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