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사랑 박노신
바라보면
한치 건너인데
어이 갈 길은 구만리인가
사랑한다고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한 불효자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자식 위한다는 이유로
흔한 전화 한번을
드리지 못한
못난 불효자입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어가며
꼬깃꼬깃 접힌
쌈짓돈을
손에 건네어 주시던 어머니
자나 깨나 자식 걱정에
노심초사
편한 잠을 못 이루고
걱정으로
반백을 사르신 어머니
못난 불효자는 웁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미안합니다
못난 불효자
용서 마세요 미워하세요
사는 것이
뭐 그리도 바쁘고
왜 이리 힘이든지요
해드리고
싶은 것은 많은데
마음 같지가 않네요
어머니 살아계실 때
효도란 것
해보고 싶은 걸요
불효자
어머니 생각에
목놓아 울어 보렵니다
만고장춘 /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