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글

소낙비 닮은 엄마 손

만고 장춘 2016. 8. 6. 20:39





소낙비 닮은 엄마 손     -홍종흡-


할아버지 부싯돌인가~?

하늘 가득 먹구름 사이로

번갯불 번쩍 쏘아내리면


누나는 하나~둘~세는데

넷, 다섯 채 끝나기도 전에

바위 깨지는 소리 들리고


감자 캐던 엄마와 누나는

소쿠리에 감자 주워 담아

밭고랑 사이를 급히 뛴다


나도 누나 뒤를 쫓아 뛰어

개천 뚝 지나 가쁜 숨 쉬자

후두득 쏟아붓는 소낙비-


참 오랜만에 내리는 비다

엄마 누나도 비에 젖은 채

마루에 앉아 하늘을 본다


옥수수 감자 삶은 저녁밥 

아욱국 끓여 끼니 때우고

아침거리 감자 씻는 엄마


소낙비 내리는 소리 담아

나는 회색 아픔을 그린다

엄마 손바닥에 새겨진 골


빗줄기처럼 파인 아픔을-